티스토리 뷰
Entry3
9월 21일 일요일
오랜만에 쓰는군. 그동안 일이 진행이 더뎌 스트레스 팍팍 받았다. 이제 그나마 좀 굴러갈듯.
이제 딱 2주 됐군. 첫주말은 비가 와서 제대로 야외활동은 못하고 실내암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두번째 맞는 주말은 날씨가 무척 화창하다.
토요일날 Maison du Tourisme 관광안내소에 가서 시내지도랑 관광안내 좀 받고 까르네(교통패스 10회권) 하나 사고
바로 뒤에 있는 Maison de Montagne 에 가서 주위 등반정보랑 등산지도 얻어왔다.
시내에는 말로만 듣던 노천카페가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시내 구경하다 St Martin Heres 에 있는 암장에서 가볼까 해서 Tram 을 탔다.
일단 Tram A 를 타고 한정거장 후에 환승인줄 알고 내렸는데 여기가 아니네... 다시 타고 한 정거장 더 가서 Tram C 환승.
그런데 Tram C 타고 네정거장 가면 지난번에 갔던 큰 마트 있는 곳이 나와야 하는데 안나오네....
다섯정거장째에 약간 비슷해 보이는 곳이 있어 일단 내렸는데 전혀 생소한 곳이다.
뭐가 어찌된건지 파악하는데 약 20분 걸린듯. 역이름을 봐도 이상하고 이해를 할 수 없어 주위 거리로 나서 거리 이름을 보니
Rue Ampere.... 엥? Tram 을 반대방향으로 타고 왔구낭.... ㅉㅉㅉ
그래도 우연의 일치로 가까이에 내가 원래 걸어가는 암장이 있어 그곳에서 오후를 보낼수 있었다.
Stephane 이라는 재밌는 친구도 만나 같이 운동하고. 다음 금요일에 같이 등반하자고 약속을 잡아본다.
드디어 일요일.
내가 첫 산행 계획을 잡은 날.
행선지는 남서쪽 Mont 머시기... 뭐 그쪽에서 알프스 전경이 잘 보인다 해서 차편이랑 이것저것 알아놨는데.
시작부터 삐걱인다. 6시 정도에 맞춰둔 알람이 계속 울리는데 꿋꿋이 눌러 끄며 계속 자다 일어나보니 아홉시.
에구 모르겠다.... 일단 꾸려둔 짐을 챙겨 버스정류장으로 나간다.
그런데 산 아래로 간다던 10번 버스가 안보인다. 동네 한바퀴 돌며 다른 정류장에 서나 찾아봐도 없다.
한 정류장에 멈춰서서 자세히 보니 모든 버스 노선이 다 그려져 있는데 10번 버스는 없다.
이제 없어진 버스인가보다.... 젠장. 계획 수정해야겠다.
대중교통 노선도 얻어볼까해서 여행안내소에 다시 들러봤지만 일요일이라 문닫았고, 시간은 벌써 11시를 향해간다.
그냥 오늘은 바로 앞에 있는 La Bastille 에 가보기로 한다.
산 언덕에 만든 Fortress 라는데 케이블카가 올라가는 곳이다.
그래도 나는 산악인 흉내를 내 보려고 걸어올라간다. 지그재그로 경사를 무척 완만하게 길을 만들었는데 대신 엄청 길다.
그래도 나무가 워낙 많아 그늘이 지고 날씨도 시원해 산책하기 딱 좋다.
강변따라 들입을 찾아가며 |
이정표 |
바스티유에 올라 |
케이블카 |
리옹에서 그르노블로 들어오는 길 |
Mont Jalla 로 이어지는 길 |
둥그런 ESRF 가속기도 보이고 |
Mont Rachais 도착했지만 덜렁 이것하나 |
바스티유에 올라 그르노블의 멋진 모습을 감상.
굽이치는 강을 끼고 아담한 단층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 정말 정겹다.
여기서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일단 이어진 산길로 발길을 옮긴다. 이쪽은 관광객이 없어 발길이 뜸하다.
지도 한장만 달랑 들고 가는데 동네로 내려가도 돌아갈 교통수단이 있을지 약간 걱정이다.
그래도 일단 가보는거다.
가깝게 동네로 떨어지는 길을 피해 북쪽으로 쭉 이어진 능선길을 찾아간다.
내내 시내 전경이 멋지게 펼쳐지다 이윽고 나무들이 우거져 하늘이 하나도 안보이다 갑자기 숲에서 빠져 나오며 초원이 쭉 펼쳐지기도 하고
저 앞의 무지막지하게 큰 바위산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는게 그래도 adventure 나온 느낌이 난다.
돌은 대체로 석회석류라 한국의 화강암과 달리 미끄러워 조심스럽다.
날씨도 이제 약간은 쌀쌀해 긴팔로 갈아입고 쉬엄쉬엄 진행.
그동안 매일 출퇴근과 암장등 먼거리를 오가며 근 두시간씩 걸어다녀 하체 훈련이 나름 돼 있다고 자부했는데
오랜만에 산길을 걸으니 다리가 뻐근하다.
좀 지칠때쯤 목적했던 마을에 도착. 그런데 이건 뭐 마을이라고 할 것도 없이 달랑 카페하나 있는 도로옆이네.
대중교통이 있을리는 만무.
이럴땐... 엄지손가락을 내밀어본다.
불과 1분만에 인심좋게 생긴 할아버지가 태워준다. 제법 긴 내리막길을 차타고 오며 멋진 주변 풍경도 감상.
이곳은 힛치하이킹 인심이 후한 편이다.
산위의 초록 평원 |
하산길의 아름다운 마을 La Chapelle |
돌아온 시간은 한 3시반쯤 됐나?
지난주에 봤던 Rue Condorcet 에서의 재래장터 구경가려고 다시 나와봤지만 벌써 닫았는지 휑하다.
설마 격주로 하는건 아니겠지?
침대에 한참 늘어져있다 저녁에는 베트남 식당에서 국수를 먹고 다시 피자한판을 들고와서 다 먹는 만행을 저질렀다.
프랑스의 아름다운 풍경과 따뜻한 인심을 만끽할 수 있었던 뿌듯한 주말이었다.
entry 4
9월 22일 월요일
이제 출근길이 익숙하다.
그냥 아파트 정문에서 Rue Felix Viallet 따라 걷다가 Gare 나오면 지하도로 건너 Europole 로 나와 오른쪽 도로를 쭉 걷다 큰길 건너면 되니까.
한 25분 걸리는 거리인데 15인치 노트북을 갖고 걷다보면 어깨가 뻐근해 오는건 어쩔수 없다.
그래도 저녁시간을 심심하게 보내지 않으려면 이정도 노고는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르노블 와서 느낀건데 여기 사람들은 참 키가 크고 늘씬하다.
단정한 옷차림에 외투같은걸 걸치고 다니는 멋쟁이들 이기도 하다.
여기가 운동하기 좋은 조건이어서 다들 늘씬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출근하며 무심코 고개가 돌아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제는 빼어난 미인을 봐도 무덤덤한 줄 알았는데 여전히 눈길이 잠시나마 머무는건 왜일까.
저녁에는 암장에 갔다.
이제 몇번 가서 낯익은 얼굴들도 있다.
늘 혼자서 가는데도 다른 팀에 끼어 같이 등반할 수 있는게 신기하다.
Christophe, Stephane, Karim, Max, Galina, Sebastian, 또 그 키 크고 지난 겨울에 스키타다 다리 부러졌다는 녀석은 이름이 뭐더라...
이제 이름도 다 기억이 안나는데 하나같이 참 좋은 사람들이다.
어제 많이 먹은게 도움이 됐는지 오늘은 등반이 좀 더 잘됐다.
6c+ 하나는 성공했고 다른하나는 거의 끝냈는데 윗쪽에서 자일클립하다 추락해 한참 떨어졌다. 역시 자일 클립 연습이 필요하다.
다른 코스들은 6c 세개 모두 잘 끝냈고... 뭐 오늘은 잘 된 편이다. 7a 도 조금씩 욕심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