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015.07.04 미륵장군봉 청원길
2015.07.05 남설악 칠형제봉
2015.07.10 장군봉 기존길
2015.07.11 토왕골 솜다리 추억
2015.07.18 인수
2015.07.04 미륵장군봉 청원길
우천으로 두번 접고 삼고초려 끝에 찾은 올 해 첫 설악산.
예전에 미륵장군봉 처음 왔을 때 등반했던 청원길을 다시 올라보기로 한다.
세명이 세피치씩 나눠 리딩하기로 하고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해
1,2,3 피치는 선호형, 4,5,6 피치는 은주, 7,8 피치는 내가 맡기로 되었다.
제법 일찍 출발했는데도 우리가 2피치 오를 즈음 아래쪽에 한 팀이 도착.
그래도 별로 겹치지 않고 특별히 서두를 필요도 없이 등반할 수 있었다.
능선 위를 오르니 멋진 풍경이 펼쳐지며 눈이 호사를 누렸고
날씨는 적당히 구름이 끼고 바람도 불어줘 더운 줄 모르고 등반을 즐길 수 있었다.
선호형과 은주가 함께 제대로 된 멀티피치 등반을 한 건 처음인 듯 한데
선호형은 은주에게 등반가 기질이 있다고 내내 칭찬이시다.
마지막 피치까지 즐겁게 등반을 마치고 계곡으로 하강하니 2시.
좀 쉬다 신선벽 환영길을 오르며 미륵장군봉 감상을 하기로 한다.
이번엔 가위바위보로 선등을 정하고 계속 같은 시스템으로 가기로 했는데 은주가 당첨.
2피치 마치고 암질이 불량해 더 진행하지 않고 하강.
좌측의 '노을이 질때까지' 등반팀이 대형 낙석을 떨어뜨려 계곡에 굉음이 울리기도 했다.
신선벽은 등반시 낙석을 각별히 주의해야 할 듯.
등반 마치고 원통 나가서 목욕하고 식사하고 야영장 와서 커피 한 잔을 내리니 더없이 느긋하다.
장수대의 고요한 밤이 깊어간다.
2015.07.05 남설악 칠형제봉
작년에 처음 가 본 남설악 칠형제봉은 어프로치도 가깝고 시원하며 등반성도 있어 여름에 찾을만한 곳이다.
시원한 날씨와 멋진 경치를 찾아 올해도 다시 한 번 찾게 되었다.
리딩 배분은 1봉 은주, 3봉 나, 4봉 선호형으로 정해 함께 등반하는 느낌을 살릴 수 있었다.
은주는 1봉에서 긴장감 넘치는 페이스를 차분하게 돌파했고,
나는 3봉에서 캐머롯 6호를 챙긴 덕에 마음 편히 등반할 수 있었고,
선호형은 4봉을 수월하게 오르며 모두들 제 몫을 하는 좋은 팀의 모습.
나는 배낭에 카메라를 챙긴 걸 까먹고 4봉 하강을 마친 후에야 카메라를 발견하고선 살짝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칠형제봉의 멋진 풍경과 어우러진 사람들의 모습은 아쉽지만 기억으로만 남겨야겠다.
5봉부터는 그다지 등반성이 없고 경치도 다르지 않아 4봉까지 등반하고 흘림골로 하산.
두번째 오니 소요시간도 짧고 편안히 등반할 수 있어 좋았다.
올해 첫 설악과의 만남이 참 즐거웠고 같이 해 주신 선호형과 은주에게 감사한다.
2015.07.10 장군봉 기존길
둘이서 오붓하게 장군봉 기존길 등반.
가위바위보를 이겨 내가 홀수 피치, 은주가 짝수피치를 스윙으로 진행.
적벽과 장군봉을 통틀어 등반자는 우리뿐이라 마음이 마냥 느긋한 것이 최고다.
한여름 장군봉 등반은 원래 제법 뜨거울 터인데 구름이 잔뜩 끼어 햇볕은 보이지 않고 이따금 부는 바람은 서늘할 지경이다.
6피치 오를 즈음엔 구름 속으로 들어가 바로 아래의 적벽마저 보이지 않는다.
불필요한 볼트는 최대한 쓰지 않고 자연 확보물을 설치하며 8피치까지 깨끗하게 완등.
올해 말에는 사라진다는 비선대에 들러 냉커피 한잔씩 마시고 하산.
모든 것이 완벽했던 하루.
사는 것이 즐겁다.
같이 해 준 은주에게 감사한다.
2015.07.11 토왕골 솜다리 추억
여름철 릿지 등반 대상지로 토왕골 '솜다리 추억'을 잡았다.
등반성 있는 피치는 하나뿐이고 나는 예전에 와 본 곳이어서 선등은 선호형에게 맡긴다.
소공원으로 운전해 갈 때만해도 운무가 자욱해 경치를 못보게 될까 걱정했는데
이내 구름이 걷히며 파란 하늘이 드러나 오히려 뜨거운 하루를 예고한다.
쉬엄쉬엄 토왕골을 올라 솜다리 초입에 도착하니 소공원에서 거의 두시간 걸렸다.
건너편의 노적봉이 우람하게 드러나고 토왕폭은 시원한 물줄기를 떨어뜨린다.
선호형이 토왕을 등뒤에 두고 32m 직벽을 자유등반으로 오르는 멋진 모습을 은주가 잘 담아냈다.
솜다리봉 정상에서 침니로 하강하니 잠시나마 시원한 그늘이 고맙다.
부실한 암질의 암릉을 이어가면 소나무가 있는 선녀봉 정상.
여기서 클라이밍 다운 후 20미터 하강으로 안부에 내려서 건너편 벽을 등반하면 '별을 따는 소년들' 과 합류.
협곡따라 난 하산길은 무척 편하고 숲이 우거져 내내 그늘을 만들어 준다.
토왕골에 내려와 통쾌한 폭포수 샤워 한 번 하고 하산.
뜨거운 하루를 보내고 들이키는 물회는 일품이다.
즐거운 등반을 함께해 준 선호형과 은주에게 감사한다.
2015.07.18 인수
파트너와 둘이서 오랜만에 다시 열었다는 인수를 가본다.
오늘은 소풍같은 등반을 컨셉으로 보이는 대로 올라보기로 했다.
비어있는 길따라 가다 보니 크로니-여정-하늘길을 섞어 오르게 되었다.
정상에서 한참 풍경을 만끽하다 하산.
하산길에 시간 맞춰 비가 땅을 촉촉히 적셔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