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산행기록

2008.02.07,08. 오대산, 선자령

장산곶매 2008. 2. 10. 14:13
변덕.(설날산행)

2월 7,8일

올 설날에도 당연한듯 산행을 떠나야지 생각하면서도 정작 어디로 가야할지 망설이며 연휴를 맞았다.

밍기적거리다 결국 연휴 첫날 6일 밤에 부랴부랴 장보고 배낭챙겨 일단 떠날 준비를 한다.

새벽 1시 30분 정도에 짐꾸리기가 끝나고 시계알람을 4시에 맞추고 잠자리에 들어보지만

3시가 되어서야 잠들고 4시부터는 10분마다 울려대는 알람을 끄며 5시 30분에야 일어난다.

두주전에 들렀던 문막 휴게소에서 다시 소고기 국밥을 시켜 설날 아침을 해결하고

떠오르는 해를 마주보며 또다시 진부로 내달린다.



월정사 지날때 즈음 차량 외부 온도는 영하 22도를 가리킨다.

이 추운데서 혼자 긴긴밤을 야영하기 꺼려진다. 그럼 그냥 당일 원점회귀 산행이지.

상원사 주차장에서 내려 당일배낭을 챙겨 짐을 꾸려 동대산 입구로 걸어 내려간다.

무.지.춥.다.

콧물은 얼어버린 것 같고 마스크는 바깥쪽으로 입김이 서리가 되어 하얗다.

배낭속의 물티슈는 얼어버렸고 잠시 마스크를 입에서 떼었더니 그대로 얼어 딱딱해진다.

동대산 오름길로 오르니 약간 훈훈해진다.

동대산 정상에서 두로봉까지는 대간길의 일부.

나무가 많아 전망이 탁 트인 곳은 많지 않으나 이따금씩 보이는 좌우의 산과 바다가 멋스럽다.




두로봉에서 두로령으로 내려오는 길의 원시림은 정말 멋스럽다.  

아름드리 주목들과 쭉쭉뻗은 전나무와 하얀 자작나무들이 어우러져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두주전 야영했던 두로령에 내려서니 감회가 새록새록.

상원사로 하산해 횡계로 이동. 설날인데도 의외로 음식점들이 몇군데 열려있다.

대관령 솔 한증막 이라는 찜질방에서 하루를 묵었다.

지난번 계방산 아래의 그린힐 스파리조트라는 열악한 찜질방보다 10배 훌륭했다. 앞으로는 이쪽으로 와야겠다.

다음날 다시 오대산을 가서 계방산으로 이어가볼까 고민해본다.

그 코스를 가면 중간에 야영을 1박해야하고 다시 차량회수하러 오려면 택시비도 만만치 않고....

다시 편한 코스를 갈 요량으로 횡계에서 코앞에 있는 선자령을 떠올린다.

그럼 다음날 운두령으로 가서 계방산도 구경하고 오면 되겠다.



8일날. 느즈막히 일어나 선자령으로 향한다.

원래 계획했던 곳이 아니라 별로 정보가 없다. 네비게이션에 대관령옛길이라고 뜨길래 그쪽으로 갔는데

아무것도 없어 좀 당황하다가 구 대관령 휴게소를 찾아가서 산행을 시작한다.

초반부는 거의 도로 따라 오르는 길이라 좀 아쉽다. 사람들이 많이 다녀 눈도 많이 녹았고.

다음에는 대관령박물관에서 올라오는 옛날 사람들이 넘어가던 진짜 대관령 옛길로 와봐야겠다.

선자령 정상에서 빵먹고 좀 더 가보고 싶어져 곤신봉까지 갔는데 이쪽은 목장길 따라 난 도로다.

풍차가 있어 아주 이국적인 풍경에 완만한 길이 나있어 또 다른 멋이 있다.

다음에 큰 눈 소식이 들리면 이쪽으로 내달려 와야겠다. 설피 신고 재미있을 듯 하다.

먹구름이 밀려와 발걸음을 되돌리는데 이윽고 함박눈이 펄펄 내린다.

눈이 별로 없다고 투덜거렸더니 눈이 내려주나보다. 산중에서 만나는 눈은 참 반갑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산후 다시 찜질방에 돌아와 시큰거리는 무릎을 달랜다.

계방산장에 전화해 노동계곡쪽 적설량을 물어보니 날씨가 따뜻해 거의 녹았단다.

귀경길 정체도 생각나고 도가니 걱정도 되고 계방산에 눈도 적다하니 다시 변덕이 발동해 밤늦게 서울로 향한다.

돌아오는데 두시간 남짓. 나이스~



비록 이틀간의 짧은 산행이었지만 나름 즐거웠다.

하지만 너무 편한것에 익숙해져 가는게 아닌지 모르겠다.

내가 산행을 접고 내려오다니... 포레스트 검프가 어느날 달리는 것을 멈추고 집에 가던 장면이 떠오른다.
댓글
공지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