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록
2011.07.02 설악
장산곶매
2011. 7. 3. 22:31
참 오랜만에 여름 설악을 걸어보려 길을 떠난다.
요새 1시간 이내의 어프로치만 하다 갑자기 긴 코스를 잡아 부담스럽긴 하지만
용아-화채-토왕 이라는 이름만으로 벅찬 곳이라 욕심을 부려본다.
금요일 11시 백담 출발.
계곡의 시원한 물소리가 한밤의 정적을 깬다.
2시 남짓해 옥녀봉에서 비박. 한 두시간이라도 자보려 애쓰지만 모기와의 전쟁을 치르며 잠은 깨끗이 포기하고 4시 기상.
용아를 가며 내설악 구석구석을 마주한다.
여명속에 뜀바위를 건너 뒤돌아보니 백담계곡은 아직 안개에 쌓여있다.
내설악의 만경대와 오세암뒤로 공룡능선이 병풍처럼 펼쳐져 외설악과 내설악을 가르고 있다.
여명의 백담 |
내설악 만경대 |
앞을 보니 저 멀리 대청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용아의 능선이 면면히 이어진다.
이윽고 아침해가 세상을 밝혀준다.
이어지는 능선 |
용아의 아침 |
앞을 봐도 뒤를 봐도 그림과 같은 풍경이 이어지고 계곡의 물줄기는 땀에 젖어가는 객을 멀리서 유혹한다.
구곡담의 쌍폭 전경이 아름답게 드러나고 백운동의 굽이쳐 흐르는 모습도 가슴에 담아둔다.
가야할 길 |
구곡담계곡의 쌍폭 |
지나온 길 |
시원한 아침바람을 만끽하며 가다보니 어느새 봉정암이다.
사리탑에서 지나온 길을 더듬어보다 다시 길을 나선다.
용아장성
소청산장은 이제 허물거라 주인은 떠나가고 객이 홀로 머무르며 적막감이 감돈다.
다시 소청을 지나 대청까지 오르니 슬슬 다리에 맥이 풀린다.
화채로 접어드니 외설악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며 다시 힘을 낸다.
외설악 전경
주요 갈림길은 양폭으로 이어지는 망경대능선 갈림길, C지구로 이어지는 능선 갈림길, 집선봉으로 이어지는 갈림길등이 있다.
이윽고 칠성봉에 도착해 쉬며 마지막으로 힘을 내어본다.
토왕우골 하산길은 제법 가팔라 조심해야하며 길을 찾기가 쉽지 않아 초행일 경우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윽고 토왕이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 지친 객을 위로해준다.
이렇게 장엄한 모습의 토왕을 보러 그 먼길을 왔구나 싶다.
토왕성
폭포수에 몸을 흠뻑 담그며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고.
토왕골을 내려오며 차례로 우측의 별따소, 좌측의 4인의 우정, 다시 우측의 솜다리, 경원대 초입을 눈여겨 봐둔다.
마지막 매점을 지나 계곡을 건너 하산 완료하니 7시.
총 20시간의 긴 여정을 마쳤다.
힘들긴 했지만 그만큼 멋진 설악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즐거웠다.
이렇게 멋진 길을 소개해 준 종오형과 동행하신 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